서울 전월세 거래가 최근 1년 사이 1만1000건 넘게 줄어든 가운데 월세 비중은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시장 자체가 확대되면서 월세 거래가 늘었다기보다 전세 거래가 감소한 빈자리를 월세가 채우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25개 구의 전월세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6~8월 서울 전월세 신고 건수는 5만309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4522건보다 1만1426건, 17.7%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월세 비중은 같은 기간 43.7%에서 52.7%로 9.0%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임대차 거래는 줄었지만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자치구별 격차도 컸다. 구로구의 월세 비중은 71.9%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중랑구가 68.1%, 종로구 68.0%, 금천구가 64.5%로 뒤를 이었다. 반면 양천구는 42.6%, 강서구는 42.8%에 그쳤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전세 거래가 상대적으로 유지되는 지역과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남아 있는 전세 계약에서는 갱신 시 가격 상승 흐름이 뚜렷했다. 갱신 순수전세 1만3476건의 중위 인상률은 5.0%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인상률이 4.9~5.1%인 계약은 전체의 50.7%를 차지했다. 임대차 계약 갱신 과정에서 상당수 전세 계약이 5% 인상 수준에 집중된 셈이다. 반면 보증금이 이전 계약보다 낮아진 이른바 ‘역전세 갱신’ 비중은 0.8%에 불과했다. 신규 전세 거래는 줄어드는 반면 기존 전세 계약은 인상 상한에 가까운 수준에서 재계약되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전세가율은 지역별 매매 전환 가능성을 가늠하는 보조 지표로 활용된다. 동일 단지·동일 면적대 매칭 기준으로 금천구의 전세가율은 60.9%, 도봉구는 60.1%로 집계됐다. 반면 강남구는 35.3%, 서초구는 36.0%에 그쳤다. 전세보증금과 매매가격 간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외곽 지역에서는 전세 수요가 매매로 이동할 여지가 더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번 자료만으로 갭투자 증가 등 특정 요인을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월세 신고에는 계약 이후 30일의 신고 유예 기간이 있어 최근 월 거래는 실제 계약보다 적게 집계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전체 거래 감소 폭은 향후 신고가 추가되면서 일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전월세 거래 총량 감소와 월세 비중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비중이 줄고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