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대건설 수주잔고 68조원, 영업현금흐름은 10대사 최저
수주잔고 1위 현대건설, 영업현금흐름은 -2조3,957억원으로 10대 건설사 중 최저
건설업에서 일감은 곧 현금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2025년 1~3분기 누적 기준 10대 건설사 가운데 7곳의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고, 이들의 합산 유출 규모는 6조9,386억원에 달했다. 수주잔고가 클수록 현금이 잘 돈다는 공식도 그대로 맞지 않았다.
영업현금흐름은 손익계산서의 이익과 다르게 실제 돈의 유입과 유출을 보여준다. 공사를 진행해 매출을 인식하더라도 공사비가 먼저 나가고 대금 회수가 늦어지면 현금흐름은 음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자재비와 인건비가 먼저 투입되는 현장에서는 회계상 실적과 현금의 시차가 커진다. 건설사 체력을 볼 때 수주잔고와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주요 건설사 10곳의 같은 기간 영업현금흐름과 수주잔고를 나란히 놓자 간극이 뚜렷했다. 수주잔고 1위 현대건설은 68조8,660억원의 일감을 확보했지만 영업현금흐름은 -2조3,957억원으로 표본 중 가장 낮았다. 현대엔지니어링 -1조3,843억원, 포스코이앤씨 -1조1,894억원도 조 단위 유출을 기록했다.
마이너스 회사는 롯데건설 -7,102억원, SK에코플랜트 -5,852억원, HDC현대산업개발 -5,673억원, 대우건설 -1,065억원까지 7곳이다. 수주잔고 상위 3사인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 중에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두 곳이 음수였다. 큰 일감을 확보했더라도 공사비 선투입과 회수 지연이 겹치면 현금흐름은 거꾸로 움직일 수 있다. 대형 사업장 비중이 큰 회사일수록 이런 시차가 한 번에 크게 잡힐 수 있다.
반대 사례도 있다. 삼성물산은 영업현금흐름 +2조9,089억원으로 가장 컸고, GS건설은 수주잔고 64조6,403억원으로 2위권이면서도 +2,580억원을 냈다. DL이앤씨도 +891억원이었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 선급·매출채권 회수, 해외·비주택 비중에 따라 현금화 속도가 갈린다.
이번 수치는 2025년 1~3분기 누적 기준이다. 연간 확정치가 아니며 4분기 회수, 정산, 충당금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영업현금흐름 음수가 곧 유동성 위기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만으로 건설사의 체력을 판단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순위보다 현금 유출의 원인 계정을 따라가야 한다.
수주잔고는 미래 매출의 재료이고, 현금흐름은 그 일감이 실제 돈으로 바뀌는 속도다. 일감과 현금이 반대로 움직인 회사가 다수라는 사실은 미청구공사, 매출채권, 공사비 선투입 계정을 함께 봐야 한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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